칼럼니스트 차정식
6월 23일, 24일 충남 예산에서 155명의 민주당 의원이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해 워크숍을 열었고 많은 재선의원들이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없다고 성토하자 이재명 의원은 ‘백팔번뇌하고 있다’고 말한 뒤 침묵 중이다.
지방선거 이후 위기를 느낀 민주당에서 이제 이재명은 버릴 수도 없고 쥐고 있기에는 불편한 뜨거운 감자이고 계륵(鷄肋)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계륵(鷄肋)의 출전은 삼국지이고 사전에 실려있는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
계륵(鷄肋)
먹으려니 먹을 것이 없고 버리려니 아깝다.
큰 소용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
그다지 가치는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
조조가 건안 23년(218년) 한중(漢中)으로 진군하여 그 이듬해까지 유비의 군사와 싸우며 한중을 지키려했으나 와구관에서는 장합이 장비에게 패하고, 정군산에서는 하후연이 황충과 싸우다 죽는 등 전황이 매우 불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조는 주방장이 저녁 메뉴로 올린 닭탕을 앞에 놓고 있는데 하후돈이 당일 야간에 사용할 구호(口號: 군호)를 받으러왔다.
마침 계륵(鷄肋: 닭 계, 갈빗대 륵)을 먹으려던 조조는 군호를 ‘계륵(鷄肋)’이라고 무심결에 대답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임진년 5월 2일자에는 군호를 ‘용호(龍虎)’ 대답은 ‘산수(山水)’라고 한 것을 보아도 그날 하후돈이 받은 군호는 참 별난 것이었으나 감히 더 묻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그저 군호가 ‘계륵’이라고 외치고 다녔다.
그런데 이 군호를 들은 양수가 아래 사람들에게 짐을 싸 철수를 준비하라고 명했다.
양수가 철수를 준비한다는 말을 전해들은 하후돈은 크게 놀라 그를 불러 이유를 묻자 양수가 계륵(鷄肋)을 풀이했다.
식지무미(食之無味) 먹으려니 맛이 없고
기지가석(棄之可惜) 버리려니 아깝다
양수가 전황이 불리한 한중 땅을 두고 살코기는 깊지만 맛이 없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닭가슴살에 비유하여 내일이면 한중을 버리고 회군할 것이라는 의미로 계륵을 설명하자 하후돈도 덩달아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날 밤 조조는 전투가 불리하여 답답한 마음에 잠이 오지 않았다. 중군장에서 나와 바람을 쏘이면서 군영을 둘러보다 온 영채의 군사들이 짐을 싸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급히 하후돈을 불러들여 이유를 물었다.
하후돈이 양수가 풀이한 대로 계륵의 의미를 대답하자 크게 노한 조조는 군심을 어지럽힌 죄를 물어 양수를 참수하고 그의 머리를 효수(梟首)했다.
이처럼 계륵을 잘못 해석하여 양수가 죽은 지 17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뜻이 절대로 아니라고 말한 당사자 조조를 무시하고 양수의 해석만 따르고 있다.
당시 위왕(魏王)의 신분이었던 조조에게는 전용 요리사가 있었다. 그런데 아직 손도 안댄 위왕에게 올린 계륵(鷄肋)이 설마하니 양수의 말대로 먹으려니 먹을 것이 없는 그런 음식이었겠는가?
지금까지 계륵의 뜻이 와전되어온 것에는 이유가 있다. 위나라를 정통사관으로 편찬한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다시 주자가 개작을 하면서 촉나라를 정통사관으로 하여 통감강목을 지었다. 후일 주자학이 성행하자 유학자들이 위나라의 시조 조조를 더욱 꺼리고 폄하하면서 본래 계륵의 뜻도 왜곡시켰던 것이다.
양수가 참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조조군은 한중에서 퇴각한다.
퇴각을 하던 조조는 서촉의 장수 위연이 쏜 화살에 인중(人中)을 맞아 말에서 떨어지는데 삼국지에서는 피를 흘렸다거나 하는 언급도 없이 단지 앞니 두 대만 젖혀졌다고 한다. 당시 조조 나이 이미 64세, 위연의 화살에 인중에 맞았거나 또 어쩌다 자기 손등에 살짝 부딪혔어도 이빨이 젖혀질만한 나이이다.
하후돈이 군호를 받으러 갔을 때 조조는 한창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마치 계륵을 앞에 두고 부실한 이빨로 ‘먹어볼까? 말아볼까?’하며 망설이는 모습이다. 그러면 계륵(鷄肋)의 의미는 이빨이 아파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이해하는 ‘먹으려니 무섭고 버리려니 아깝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한중을 두고 싸우던 조조군의 현실과 부합한다.
비록 임기응변에 능한 이재명이지만 막상 선거에서 패하고 나니 이제 민주당에서 계륵(鷄肋)의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양수가 해석한 대로 그는 ‘그다지 가치는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사람’ 혹은 조조의 의미대로 ‘그대로 두기에는 국민의 시선이 무섭고 버리기에는 아까운 사람’ 정도로 추락한 그의 실상이 이번 민주당의 내분에서 드러났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