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사자성어삼국지

입력시간 : 2019-04-16 10:05:13 , 최종수정 : 2019-04-16 10:05:13, ipecnews 기자

​칼럼니스트 차정식

412일 새벽 시간에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문대통령이 결렬된 하노이 미북회담을 다시 촉진하고 한미간의 동맹 강화를 위해 미국으로 갔던 것이다.

그 결과는 미국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대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과 북한의 변화를 봐 가면서 제재완화를 약간 참작해 볼 수도 있다는 소극적인 수위의 트럼프 대통령 말만 확인했다.

문대통령이 그토록 갈망하던 개성공단 가동재개와 금강산 관광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언지하에 거절하니 더 이상 거론조차 못했다. 맥없이 끝난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않았으니 문대통령은 빈손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래도 전적으로 북한만을 위한 외교는 하지 않았고 한미간의 동맹을 확인한 셈이니 이것만으로도 오랜만에 큰 위안으로 삼을 일이다.

 

예전에는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순방하고 정상회담을 하면 국민들은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상당히 기대했으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그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문대통령의 외교 행적은 가는 곳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고 북한을 위해 대북 경제제재 완화에 모든 노력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회담에서 문대통령이 국민에게 대미동맹 강화와 기존의 대북외교 노선에서 약간 선회한 듯한 느낌을 준 것만도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문대통령의 외교가 한국 이익이 아닌 오로지 북한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인상만 받았다. 사실이 또한 그렇다면 이것은 명백한 매진지계(賣陣之計).

 

매진지계(賣陣之計) 아군을 배반하고 아군을 적에게 팔아먹는 계책

 

삼국지 후반부에 남만으로 진군한 제갈량이 맹획을 칠종칠금(七縱七擒)한 일이 있었다. 맹획은 제갈량에게 첫 번째 사로잡혔다 놓여난 후 섣불리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군사를 노수(瀘水) 즉 지금의 금사강(金沙江) 건너편으로 이동시켜 강에 의지하여 방어선을 구축했다.

제갈량은 맹획의 군사가 사기가 높고 방어선이 견고하여 대대적인 도강작전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선 마대에게 3,000군사를 주어 은밀히 도강하여 강 건너 협산(夾山) 골짜기를 확보한 뒤 맹획의 본진으로 가는 군량을 차단하라고 했다.

 

마대에게 보급로가 차단당한 맹획은 급히 동도나(董荼那)에게 병력 3,000을 주어 협산으로 파견했다.

동도나 역시 맹획처럼 전에 촉군에게 사로잡혔다가 제갈량의 은혜로 풀려난 사람이다. 그는 맹획의 진영에 있었지만 사실은 마치 우리가 친북(親北)세력이라 부르는 사람처럼 이미 친촉(親蜀)세력이 되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동도나는 마대와 싸울 생각도 하지 않고 곧장 회군하여 맹획에게 보고했다.

마대는 영웅이라서 대적할 수 없었습니다.”

동도나의 이 말은 어디서 들어본 기억이 난다. 바로 얼마 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영웅이라고 말한 사람들이 있었고, 백두칭송위원회라는 조직이 민족의 양심을 가진 이라면 모든 차이를 넘어 가슴 벅차게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황공하신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서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자라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과 거의 같다.

 

맹획이 크게 화를 내어 동도나를 나무랐다.

싸우지도 않고 퇴각한 것은 바로 매진지계(賣陣之計).”

동도나는 아군을 배신한 죄로 곤장을 맞았고 이 일로 앙심을 품어 주군인 맹획을 제갈량에게 팔아먹었으나 결국은 처형되어 노수 강물에 시체가 던져졌다.

 

현정권은 마치 이전 정부가 해내지 못한 큰일을 자신들이 할 것처럼 기세 좋게 설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종전선언을 한 뒤 남북한이 공존하여 평화롭게 전쟁 없이 사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언감생심(焉敢生心) 어찌 이런 허황된 것을 바라며 세상 물정을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일이다.

과거 대립한 국가 중에서 그런 역사가 언제 있었으며, 피 흘리지 않고 사이좋게 지낸 일이 어디에 있었으며, 우리의 친북(親北)세력이 꿈꾸는 그런 평화가 어느 대륙에 있었던가?

 

북한은 한국전쟁을 일으켜 지금의 부산광역시 전체 인구와 거의 맞먹는 330만 명의 사상자를 낸 그야말로 한반도를 피로 물들이고 전 국토를 파괴한 집단이다.

330만 명은 5만원권으로 세는 330만 원이 아니다. 이는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셀 수 없다는 바로 그 부지기수(不知其數)의 숫자이니 저들은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다.

 

부지기수(不知其數) 매우 많아서 그 수를 모름

 

개인간에도 권력을 두고는 양립하기 힘들다.

동탁이 죽은 뒤 장안으로 진군한 이각과 곽사가 여포의 군사를 물리치고 한나라 조정을 장악했다. 권력을 장악할 때까지는 서로 협치를 했으나 목적을 이루자 금방 분란이 일어났다.

둘의 틈이 벌어지자 곽사의 처가 곽사에게 이각을 경계하라며 하는 말 중에 양웅불양립(兩雄不兩立)이라고 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양웅불양립(兩雄不兩立) 두 영웅이 나란히 같이 서 있을 수 없다.

 

친북세력들은 김정은 정권과 남한이 나란히 양립하여 평화롭게 살 것이란 환상에 젖어있는데 천만의 개꿈이고 만만의 콩떡이다. 아직 떡 줄 사람은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

남북은 양웅불양립(兩雄不兩立)이고 언젠가 생사를 걸고 싸워 하나가 제거되거나 아니면 둘 다 망할 것이다. 혹여 우리 민족의 운이 좋다면 통일은 인위적도 아니고 의욕에 의해서도 아니고 독일처럼 우연히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고 그래야만 비용이 가장 적게 들고 희생이 적을 것이다.

 

이각과 곽사가 상대를 제거하려고 군사를 동원하여 장안에서 사투를 벌이다 결국은 둘 다 세력이 소멸되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화해하여 연합세력을 만들었으나 이미 약체가 된 이들은 천하 제후들의 표적이 되었다. 제후들의 추적을 피해 산으로 들어가서 약탈을 일삼다 후일 관군에게 토벌되었다. 그래서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 모두가 비참하게 참수되어 마침내 허도성 밖에 목이 걸리는 비운을 맞았다.

 

남한과 북한처럼 오랜 적대관계에서는 친북세력들이 바라는 그런 영원한 평화는 절대로 현실화될 수 없다. 그런데도 지금 정권은 한국전쟁의 330만 희생도 잊고 또 반대하는 국민정서도 무시한 채 북한을 비호하는 일에 이미 그 정도를 넘어섰다.

 

우리는 우리가 아직 겪어보지 않았던 생소하고 혼돈스러운 정치 환경의 소용돌이를 만났다. 우려스러운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의식이 점점 무뎌져 혼돈에 익숙해진다는데 있다.

 

카오스의 혼돈스러운 현상에서는 최초의 작은 오차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증폭되는 성질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으나 종국에는 오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시점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혼돈스런 정치 현실도 이미 그 오차가 증폭되어 예측선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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