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용의 신간,《사형당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어느 시대에나 철학자는 살아가기 힘든 것 같다. 이념을 갖고 놀 줄 아는 사람들보다 이념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늘 더 많기 때문이다. 철학자 이동용은 이 위기의 시대를 위해 양심의 소리를 담은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이동용은 수필가이면서 인문학자이고 동시에 철학자이다. 이번에 내놓은 이동용의 신간 제목은《사형당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라고, 다소 자극적이고도 과격한 표현을 썼다. 철학에서는 ‘독배를 마신 사건’, 혹은 말을 더 줄여서 ‘독배 사건’이니 하는 말로 순화시켜 표현해 놓았을 뿐이다. 같은 말인데, ‘사형당한 철학자’ 하니, 왠지 더 노골적인 어감이 전해진다.

소크라테스는 죽었지만, 그가 왜 죽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현상만 있고 본질은 빠져 있는 느낌이다. 구름만 덮여 있고, 그 구름 뒤에는 무엇이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지경이다. 플라톤은 너무 형이상학적인 이념에 몰두하느라 현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게을러질 수밖에 없었지만, 크세노폰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이동용은 그 다름에 몰두한다.

 

이동용은 한 권의 책, 크소노폰의《회상록》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칼질을 한다. 그가 보여주는 춤사위는 우아한 칼춤을 방불케 한다. 그는 번역서《이 사람을 보라》에서 자신의 철학적 성향을 ‘텍스트 분석철학’이라고 명하기도 했다. 즉 한 권의 책을 도마 위에 올려 놓을 때, 이미 그는 독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해석과 평가를 거쳐 어떻게 헤쳐 놓아야 하는지까지 단 한 번에 알아보는 능력을 지닌 것 같다.

 

이동용은 ‘출판교육문화뉴스’라는 곳에 매주 칼럼을 하나씩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한 칼럼에서 그는 ‘철학’으로 번역된 라틴어를 소개하며 ‘필로소피아’를 설명한 적이 있다. “‘필로스(사랑)’가 ‘소피아(지혜)’를 앞서 있다.” 그러니까 이동용은 ‘소피필로스’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데서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철학’, 즉 ‘필로소피아’라는 개념을 사용했던 자가 소크라테스이다. 이런 소크라테스가 지식이나 지혜를 사랑보다 더 앞세우지 않고 사랑을 지혜보다 앞세웠다는 데서 이동용은 철학의 진정한 의미를 부각시켰던 것이다. 철학자는 사랑꾼이라고, 사랑을 해야 철학을 공부할 수 있다고.

그런데 그토록 사랑을 실천했던 철학자가 고발을 당했고 재판을 받았으며 결국에는 사형을 당했다. ‘그때 그 당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동용은 글을 읽으며 그 글의 의미를 추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의 질문은 ‘소크라테스 현상’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개념으로 집중한다.

 

이동용은 크세노폰의 책 제목이 ‘회상’이라는 개념을 지녔다는 것을 강조한다. 회상에서는 회상하는 사람이 중요해진다. 말을 하는 주체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이것이야말로 그의 문체를 플라톤의 그것과 구별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한다. 이동용은 크세노폰의 문체 속에서 ‘나’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그것에 몰두한다.

이동용은 닭 한 마리 빚진 것까지 기억하는 소크라테스를 닮았다. 그는 20년간 이어오던 대학에서의 경력을 마감해야 할 시점, 어느 칼럼에서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빚을 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소중한 도움들을 너무나도 많이 받았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그는 그런 위기 속에서도 결코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동용은 그저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목 차

머리말

소크라테스의 제자 크세노폰 | 4Ⅰ.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고발당한 철학자1.

이상한 느낌 | 15

2. 철학자를 고발한 고발장의 취지 | 20

3. 누구나 다 아는 소크라테스의 행위들 | 24

4.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철학자의 반박 | 29

5. 불법은 행하지 않으려는 의지 | 33

6. 설득의 기술에 설득당한 군중들 | 37

7. 정당과 부당의 사이에서 | 41

 

Ⅱ. 젊은이들을 유혹했다는 죄목의 실상

1. 저자의 입장과 의도 | 49

2. 능력껏 살아야 한다는 지혜 | 53

3. 경계해야 할 성관계의 유혹 | 58

4. 창조자의 계획된 사물로서의 인간 | 63

5.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봐야 하는 종교적 문제 | 67

6. 여론과 맞서 싸운 철학자 | 717. 국가를 이끌 적임자 | 76

 

Ⅲ. 훈련을 통해 얻어 내야 할 좋은 습관

1. 인생의 문제로서 자제력 | 83

2. 힘든 일을 견뎌 내야 하는 이유 | 88

3. 욕정과 성욕에 대한 인식 | 93

4. 미친 짓에 저항하는 통치자의 자격 | 99

5. 고통이 즐거울 때까지 | 103

6. 불굴의 노력이 해 줄 수 있는 일 | 107

7. 기로에 선 헤라클레스 | 111

 

Ⅳ. 가족 간의 관계를 위한 예의범절1.

1.배은망덕한 자들과 불의한 자들의 공통점 | 117

2. 부모에게서 받은 혜택과 자식의 불만 | 122

3. 어머니가 하는 말과 비극에서 배우들이 하는 말 | 126

4. 부모를 대하는 태도와 공직자의 자격 | 130

5. 부모에게 잘해야 하는 이유 | 135

6. 나빠진 형제 사이 | 140

7. 서로 방해하지 말고 도와주라는 철학적 명령 | 146

 

Ⅴ. 훌륭한 친구를 찾고 원하는 지혜

1. 친구와 우정에 대한 대화 | 153

2. 언행일치 대 말 따로 행동 따로 | 158

3. 진정으로 체험해야 할 상실감의 내용 | 163

4. 보이지 않는 친구의 숫자 | 167

5. 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해야 할 친구라는 재산 | 172

6. 관심을 갖고 돌보고 노력해서 만들어 내야 할 친구 | 176

7. 소크라테스 철학이 연출해 내는 위기의 순간 | 181

 

Ⅵ. 판단을 이끄는 철학적 가르침1.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 | 187

2. 멀리해야 할 친구 | 192

3. 생각에서 판단으로, 판단에서 질문으로 | 198

4. 신들에게 물어보라는 가르침 | 203

5. 친구를 원하는 인간의 본능 | 207

6. 노력하라는 말의 의미 | 212

7. 개들을 기르라는 가르침의 의미 | 215

 

Ⅶ. 국가를 지켜야 하는 훌륭한 장군의 조건

1. 노력하게 함으로써 도움을 준다는 것 | 221

2. 배우지 않고 행하는 자의 위험 | 225

3. 벌을 받아야 하는 이유로서 게으름 | 231

4. 투표로 결정될 수 없는 능력 | 235

5. 퇴보한 나라 아테네 | 239

6. 몰락하는 사회의 현상 | 243

7. 설득의 기술에 대한 경고 | 247

 

Ⅷ. 배움의 대상으로서의 정의와 용기

1. 철학적 문제로서 용기 | 255

2. 철학자의 설득 | 260

3. 옳은 말을 하는 사람도 웃음거리로 만드는 군중 | 264

4. 먼저 자기 자신을 알라 | 269

5. 훈련을 통해 계발해야 할 용기 | 273

6. 광기에 대한 설명 | 278

7. 계발의 대상이 되는 몸과 마음 | 283

 

Ⅸ. 유능한 스승에 대한 회고의 목적

1. 도움을 주려 했던 철학자 | 289

2. 철학자가 사랑했던 사람들 | 292

3. 타고난 것이 많을수록 | 297

4. 교육을 받고 배워야 하는 이유 | 302

5. 재물에 대한 의미 | 307

6. 국가를 이끄는 기술 | 312

7. 시간이 모여야 배울 수 있는 기술 | 316

 

Ⅹ. 법의 정신을 향한 철학자의 고집

1. 기만도 기만 나름이다 | 323

2. 부정의 대상으로서 노예근성 | 328

3.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위대한 명제 | 332

4. 놀림거리의 대상이 된다는 것 | 337

5. 갈등의 씨앗이 된 법적 논쟁 | 341

6. 불법을 허락하지 않은 철학자의 고집 | 345

7. 소크라테스와 함께 했던 사람들 |

 

350 맺는말 사형당한 철학자의 현대적 의미 | 354

 

일러두기• 기독교의 성경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천주교의 성경(73권)과 개신교의 성경(66권)이 따로 있어서 인용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 이 책에서 인용이 필요할 때는 개신교의 성경을 사용하도록 한다.

• 또 성경 구절을 인용할 때는 성경의 문체를 가급적 살리기 위해 콤마나 마침점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인용의 마지막 부분에만 마침이라는 기호의 의미로 마침점을 남겨 놓도록 한다.

• 아울러 가톨릭교의 개념들, 예를 들어 하느님이니 그리스도교니 하는 것을 지양하고, 하나님이니 기독교니 하는 식으로, 즉 개신교의 개념을 선택하여 옮겨놓았음을 밝혀둔다.

• 본문에서 다음의 책은 인용 뒤에 페이지 숫자만 제공하기로 한다. 크세노폰: 《소크라테스 회상록》, 천병희 옮김, 숲 2018

 

  

저자소개 이동용

이 동 용수필가이면서 철학자이다. 그는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스승 발터 겝하르트는 니체 학장이다. 그는 스승 밑에서 니체 외에 괴테, 쇼펜하우어, 키르케고르, 바그너, 릴케, 카프카, 헤세 등 일련의 생철학적 계보를 전수받았다. 현재 철학아카데미에서 니체 강의를 하고 있고, 출판교육문화뉴스에서 교육전문가로서 칼럼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쇼펜하우어, 돌이 별이 되는 철학》, 《지극히 인간적인 삶에 대하여》, 《초인 사상으로 보는 인문학》, 《니체와 초인의 언어》, 《방황하는 초인의 이야기》, 《신을 탄핵한 철학자 니체와 안티크리스트》, 《니체, 문학과 철학의 두물머리》, 《니체의 잔인한 망치와 우상의 황혼》 등이 있고, 《아침놀》, 《이 사람을 보라》, 《불안의 개념》 등을 번역했다

 

 

 

 

 

작성 2024.01.16 09:40 수정 2024.01.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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