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박진경 개인전 -재현된 기억-

어린시절 기억을 주제로 다양한 도조(陶彫)작품 설치

부산문화재단 후원으로 12월 22일부터 29일까지 openarts space MERGE?에서 전시

입력시간 : 2019-12-20 17:55:03 , 최종수정 : 2019-12-21 00:32:11, 박진경 기자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예가 박진경의 개인전이 부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복합문화예술공간openarts space MERGE?머지에서 열린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시절 기억들을 도조(陶彫)작품으로 재현하였다. 누구라도 가난했던 그 시절 작가의 가족 다섯명은 이집 저집 이사를 자주하기도 하고, 한때 폐차된 버스를 개조한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때의 추억들을 생각하며 만든 오래된 집들이 이번 전시의 주제이다.

전시 포스터


 도예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흙 성형 작업, 10일 이상 자연 건조를 거처, 도자가마에서 800℃ 초벌소성, 유약시유, 1250℃ 재벌 소성 등의 여러 과정을 거치며 작품은 완성되어 간다. 어느 한 과정 소홀히 할 수 없다. 작가는 그 긴 시간과 과정 속에서 현재 자신을 있게 만든 인고의 시간들을 기억하며 작품으로 재현하였다. 

‘재현된 기억들’은 파편화된 조각들로 만들어져 오래된 괴목 위에 설치되어 있다. 

쓰임을 다하거나 쓰임을 찾지 못한 폐목재가 가지는 이미지는 다양하다. 나무의 나이테는 긴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그렇게 파편화되고 응축된 시간의 이미지는 작가의 도예 작품과 만나 새로운 조형미로 되살아 난다  

 

'재현된 기억' 2019 / 800x 400x 50mm / 도자 + 나무

박진경 작가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이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 중소기업 디자인기획실에서 근무 중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음을 직감하여, 일을 그만두게 된다. 

 대학시절 1달간의 유럽 배낭여행에서 얻은 예술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회화 작업과 도자기 작업등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초벌 된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를 찾아가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2008년~2015년 다년간 꽃마을 국제자연예술제에 초대되어 작가로 창작활동을 시작으로, 부산도예가회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전문 도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특히 꽃마을국제자연예술제의 참여는 그녀에게 작가로서 많은 영감과 영향을 준 행사이다. 이 예술제는 레지던스를 기반으로 1달간 10여 개국에서 30여명의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함께 생활과 작품을 만들어 내는 독특한 행사이기에 작가는 여기서 회화, 설치, 조각에서부터 음악, 무용, 퍼포먼스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국제적인 감각과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만들어갔다.

'재현된 기억' 2019 / 1,200x 500x 100mm / 도자 + 나무

 이 예술제를 통해 발표된 작품을 보면, 특히 거리에 설치된 그녀만의 독특한 도자 설치 작업이 주목을 끄는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작가만의 조형성으로 공공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작업들을 개인적인 작업으로만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아동이나 주민들과의 협업, 또는 해외작가들과 자유로운 공동 작업을 통해서 만들어 더욱 의미가 있다. 이는 현대 미술에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대중들과의 ‘소통의 부재’를 극복했다 라는 부분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작업에 녹이고 있었는지 모른다. 

 꽃마을 국제자연예술제의 참가는 그녀가 국제적인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갖게 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6 아이슬란드 국제 비엔날레’이다.

그녀는 1달간의 레지던스를 겸한 비엔날레 전시에 초대되어 유럽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좋은 작품을 선 보이는데, 이후 예술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영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의 여러 비엔날레와 예술제에 초대되는 작가로 성장하게 된다.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무모하게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적 작품은 야외설치,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에서 더욱 빛을 바라게 되는데,  그 중 2012. 2017년 두 차례에 걸처 노무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에 마을 지도를 도조와 회화를 접목한 3500x2000mm의 중대형 마을 지도 벽화를 제작 설치하여 대중들에도 친숙한 작업을 선보였다.


 해외의 기획자들과 예술 관계자들로부터 작가의 작품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작품에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한국적 미를 통해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부산 개인전을 계기로 국내 작품 발표가 더욱 활발해 지길 바라며, 그녀가 만들어내는 자유로운 형식의 작품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길 기대한다.



부산자연예술인협회 대표 성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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