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 시간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삶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을까. 허진희 작가가 새로운 연작소설을 통해 후회와 상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구원이라는 질문을 시간여행 이야기로 풀어냈다.
투유드림의 출판 레이블 텍스티(TXTY)는 허진희 작가의 연작소설 ‘엔딩을 통과하는 중’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과거로 되돌아간 주인공이 이미 죽은 사람과 다시 만나면서 자신의 기억과 상대방의 진실을 함께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서이가 대학 시절 가까웠던 다울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장례식장을 찾은 서이가 잠에서 깨어난 곳은 15년 전의 모령이고 그곳에는 죽은 사람으로 기억했던 다울이 살아 있다.
서이는 과거의 선택을 바꾸면 다울의 죽음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이 알고 있던 과거만으로는 다울의 마음과 당시의 사건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첫 번째 작품 ‘펑서토니의 마임이스트’가 서이의 시선으로 과거를 되짚는다면 표제작 ‘엔딩을 통과하는 중’은 다울의 목소리를 통해 같은 시간을 다시 보여준다. 다울과 지강의 관계를 따라가면서 서이에게는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의 이면이 새로운 가능성과 함께 펼쳐진다.
두 사람의 시점이 겹치면서 독자는 이미 지나간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읽게 된다. 한 사람의 기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관계와 선택의 이유가 맞물리면서 이야기의 결말 역시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허진희 작가는 2020년 ‘독고솜에게 반하면’으로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이후 ‘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 ‘영의 상속’, ‘악의 주장법’, ‘좋아한다는 거짓말’ 등을 통해 인간관계 속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감정의 결을 다뤄왔다.
이번 작품은 약 8년 전 집필했던 이야기를 HiP 시리즈 참여를 계기로 전면 개작해 완성했다. 작가는 상실과 외로움을 다룬 전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에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이야기 속에서 열어두었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과거를 바꿀 수 있느냐에 머물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마음과 서로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묻는다.
텍스티는 ‘엔딩을 통과하는 중’을 HiP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선보였다. 휴대하기 쉬운 판형과 짧은 분량에 밀도 있는 이야기를 담는 시리즈로 지난 7월 정보라 작가의 ‘귀야옹 씨의 조그만 상실에 관하여’를 첫 작품으로 출간했으며 후속작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