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교생 30명, 제주 4·3 현장에서 평화와 인권을 배우다

울산지역 고등학생들이 제주 4·3의 주요 현장을 직접 걸으며 역사의 의미를 되짚었다. 문학과 전문가 강의, 현장답사와 토론을 연결해 비극적인 현대사를 이해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생각하는 역사교육으로 진행됐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은 12일부터 14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4·3 유적지를 중심으로 ‘울산 4·3 평화·인권 학생 역사 캠프’를 운영했다. 고등학생 30명과 교사 및 교육청 관계자 등 38명이 참가했다.


이번 캠프는 사전에 관련 자료를 접한 뒤 현장에서 역사의 흔적을 확인하고 이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단순히 유적지를 둘러보는 데 머물지 않고 문학작품과 강의, 토론을 활용해 학생들이 사건의 배경과 의미를 스스로 탐구하도록 했다.


첫 일정에서는 너븐숭이 4·3 기념관을 찾았다.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을 미리 읽은 학생들은 작품의 배경이 된 북촌리 현장에서 당시 주민들이 겪었던 피해와 사건의 상황을 해설을 통해 살펴봤다. 문학 속에 등장한 이야기를 실제 역사 현장과 연결해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에는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기념관을 둘러봤다. 이어 현직 역사교사로부터 4·3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쟁점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낙선동 성터까지 답사하며 사건이 남긴 흔적을 살폈다.


이날 저녁에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중심으로 비경쟁 독서토론도 진행됐다. 학생들은 작품에 담긴 제주 4·3의 기억과 상처를 놓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기억과 치유, 평화가 무엇인지 자신의 관점에서 고민했다.


마지막 일정은 알뜨르비행장과 섯알오름, 백조일손역사관에서 이어졌다. 일제강점기의 군사시설과 제주 4·3 전후 민간인 희생의 역사를 현장에서 확인하면서 제주 근현대사의 흐름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살펴봤다.

학생들은 캠프가 끝난 뒤 답사 과정에서 얻은 생각과 배움을 기행문으로 정리한다. 현장에서 마주한 역사적 사실을 자신의 언어로 기록하면서 4·3의 의미와 평화·인권의 가치를 다시 성찰할 예정이다.


울산교육청은 이번 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제주 4·3을 교과서에 기록된 역사적 사건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당시 사람들의 삶과 고통까지 함께 이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사교육을 이어갈 방침이다.

작성 2026.08.14 09:23 수정 2026.08.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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