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다음은 산업의 힘…2030년 방송영상 30조 원 시대 연다

세계적 흥행 넘어 IP·제작사·창작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 구축

K-드라마와 예능이 세계 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거두는 가운데 정부가 방송영상산업의 다음 경쟁력을 ‘흥행’에서 ‘산업의 지속 가능성’으로 옮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한국문화기술기획평가원과 함께 ‘제7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급변하는 OTT와 뉴미디어 환경을 반영해 기존 계획의 종료를 2년 앞당겨 새 전략을 마련했다.


국내 방송영상산업은 2024년 매출 24조9,944억 원으로 콘텐츠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수출액도 12억5,718만 달러로 전년보다 20%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징어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드라마와 예능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외형적 성장과 산업의 체력은 같은 속도로 커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제작비는 급증하고 토종 플랫폼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유튜브 등 창작자 콘텐츠와 쇼트폼의 성장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방송영상산업의 가치사슬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문체부는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산업 매출 30조 원, 콘텐츠 수출 30억6천만 달러를 달성하고 매출 100억 원 이상 제작사의 비중을 현재 13.9%에서 27.8%로 두 배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은 제작사가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펀드·융자·세제와 제작비 지원을 확대하고 드라마와 비드라마의 IP 확보를 지원해 제작사의 자체 조달 능력을 높인다.

창작자 산업도 새로운 원천 IP를 만들어내는 전략 분야로 육성한다. 유튜브 등에서 성장한 창작자의 콘텐츠를 일회성 유행에 머물게 하지 않고 새로운 K-콘텐츠의 출발점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유통 경쟁력 강화도 병행한다. 토종 OTT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더빙과 자막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국내 제작사와 해외 방송사·스튜디오의 공동제작을 확대한다. 국내 촬영을 유치하기 위한 로케이션 인센티브도 강화해 한국을 국제 영상제작의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AI 영상과 버추얼 프로덕션 등 제작기술 혁신과 전문인력 양성, 영상콘텐츠 통합 진흥 법제 마련도 추진한다. 표준계약서 개정과 창작자 표준계약서 제정 등을 통해 산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창작자의 권리가 뒤처지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도 보완한다.


K-콘텐츠가 세계에서 주목받는 시대에 더 중요한 것은 한 편의 성공작을 계속 만들어내는 힘이다. 좋은 작품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커지는 구조에서 좋은 작품의 권리와 수익이 제작사와 창작자에게 축적돼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구조로 넘어가야 한다.


이번 중장기계획이 겨냥하는 지점도 결국 여기에 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를 산업의 자산으로 얼마나 오래 남길 수 있는가. 2030년까지의 전략은 흥행의 기록보다 그 이후를 준비하는 산업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성 2026.09.10 09:03 수정 2026.09.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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