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답을 주는 시대, 왜 다시 책을 펴야 할까

궁금한 것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몇 초 만에 답을 내놓는다. 긴 글을 요약하고 필요한 자료를 찾는 일도 빠르게 처리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책을 읽는 능력은 이전만큼 중요할까.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이 이 질문을 교육 현장으로 가져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지난 18일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AI 시대, 읽기의 재정의’를 주제로 북리터러시 포럼을 열었다.


전남광주독서문화한마당과 연계한 이번 포럼은 인공지능이 정보 탐색과 지식 습득의 방식을 빠르게 바꾸는 상황에서 읽기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고 미래세대의 자기 주도 역량을 키울 독서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 화두는 AI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를 넘어 AI가 제공하는 정보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였다.


기조강연에는 빅데이터 전문가이자 ‘시대예보’ 시리즈로 알려진 송길영 작가가 나섰다.


송 작가는 ‘AI 시대, 읽기의 변화와 북리터러시’를 주제로 AI를 협력 파트너로 활용하면서도 자신만의 생각과 창의성을 갖춘 ‘핵개인’으로 성장하는 힘을 강조했다.


AI가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찾아주고 정리해주는 환경에서는 정보를 얻는 능력만으로 개인의 역량을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같은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정보를 선택하며 그것을 자신의 관점으로 연결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교육심리학 분야 전문가인 신종호 서울대학교 교수는 읽기의 본질에 초점을 맞췄다.


신 교수는 ‘AI 시대, 왜 다시 책을 펴야 하는가?’를 주제로 깊이 읽고 스스로 질문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독서의 실천법을 소개했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는 문장을 따라가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내용의 의미를 판단하고 앞뒤의 맥락을 연결하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끊임없이 대조하게 된다.


빠르게 정리된 결과를 받아보는 것과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질문을 만들어가는 경험 사이에는 사고 과정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두 강연은 AI 시대의 독서를 과거의 독서 방식으로 돌아가는 문제보다 인간이 생각의 주도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확장했다.


AI가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 제시된 답을 받아들일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강연에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앞으로 추진할 독서인문교육의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교육청은 학생들의 일상적인 독서와 교육과정을 연계한 독서교육을 중심으로 학교 현장의 읽기 문화를 강화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학교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고 수업에서는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깊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독서를 별도의 활동으로 분리하기보다 교과 수업과 연결해 읽기와 질문, 토론이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영길 글로컬미래교육과장은 “AI 시대의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AI와 협력하면서도 생각의 주도권을 갖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책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미래를 주도할 수 있도록 독서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과 함께 열린 전남독서문화한마당에서는 독서를 생활 속 문화로 확장하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됐다.


‘오늘의 책, 내일의 나’를 주제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열린 행사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소속 도서관 등 40여 개 기관이 참여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읽고 요약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교육에서 읽기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정보를 기억했는가보다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판단을 내리며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이번 포럼이 다시 책을 꺼내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답을 만드는 시대일수록 학생에게 필요한 읽기는 답을 받아들이는 기술보다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힘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성 2026.09.22 06:06 수정 2026.09.2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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