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악기, 다른 학교 교실로…부산교육청 ‘악기 공유’ 첫 시범사업

학교에 악기가 없어 배우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다른 학교와 교육청이 보유한 악기를 빌려주는 새로운 예술교육 지원이 부산에서 시작된다. 값비싼 악기를 학교마다 새로 구입하는 대신 기존 악기를 필요한 학교가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학교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학생들의 악기 체험 기회를 넓히기 위해 ‘2026 악기 공유 지원 사업’을 올해 처음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교육청과 각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악기를 필요한 학교에 일정 기간 빌려주는 데 있다. 학교의 예산이나 시설 여건에 따라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악기가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고 다양한 악기 교육을 학교 현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범 운영 대상은 부산지역 희망 초등학교다.

교육청이 직접 구입한 팀파니와 마림바, 첼로, 색소폰 등 13종 20대에 학교가 공유하는 드럼세트와 우쿨렐레 등 4종 98대를 더해 모두 17종 118대가 대여 대상이다.

특히 팀파니와 마림바처럼 가격과 크기 때문에 개별 학교가 쉽게 확보하기 어려운 악기도 포함됐다. 학생 입장에서는 학교의 악기 보유 여부에 따라 제한됐던 음악 활동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


부산교육청은 오는 28일까지 대여를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은 뒤 대상 학교를 선정한다. 선정 학교는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빌린 악기를 활용해 학교 여건과 학생 수요에 맞는 악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악기를 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운송도 교육청이 맡는다. 대형 악기를 옮기는 데 필요한 비용과 행정 절차가 학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여 학교까지 운반을 일괄 지원한다.


활용 방식도 넓혔다. 팀파니와 마림바 등 대형 타악기는 한 학교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방식 외에 인근 학교들이 공동으로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 다른 학교가 활용할 수 있어 고가 악기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시범사업은 악기 구입 중심이었던 학교 예술교육 지원을 ‘공유와 순환’ 방식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학교마다 동일한 악기를 갖추기보다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악기를 연결하면 한정된 교육재원으로 더 많은 학생에게 연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부산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시범 운영을 통해 학교별 수요와 악기 활용도, 운송 및 관리 과정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사업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학교가 보유한 악기가 한 학교의 자산에 머물지 않고 지역 학생들이 함께 활용하는 예술교육 자원으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성 2026.09.23 09:33 수정 2026.09.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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