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잔인한 망치와《우상의 황혼》

입력시간 : 2020-01-31 10:26:18 , 최종수정 : 2020-01-31 10:26:18, ipecnews 기자

잔인한 철학자다, 니체는. 잔인한 철학이다, 허무주의는. 매순간 우상을 알려주고, 그것을 망치를 들고 깨라고 가르쳐준다. 이상으로 여기고 살아왔던 것을 우상으로 받아들이고 깰 수 있는가? 그것이 문제다.

사랑했던 사람을 증오할 수 있는가? 모든 것이 좋았던 그 사람을 극단적으로 혐오할 수 있는가?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행복했던 그 사람을 앞에 두고 등을 돌릴 수 있는가? 항상 곁에 두고 봐왔던 존재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버리고 떠날 수 있는가? 그것이 문제다.

신을 죽인 살해자가 되라고 가르친다, 니체는. 손에 묻은 피는 어디서 씻지? 하고 철학자는 묻는다. 신을 잃은 사람은 어디서 위로를 얻지? 하고 생철학자는 간절하게 묻고 있다. 그러면서 비극의 주인공이 되라고 가르친다, 허무주의 철학자는.

허무주의! 와 무가 중심에 있는 철학이다. 비어 있음과 아무것도 없음이 인식의 내용인 그런 철학이다. 독일어로는 니힐리스무스Nihilismus이다. 이 말은 라틴어의 니힐nihil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 의미가 바로 무인 것이다. 무를 기다리다가 깨달음을 얻는다. 벽에 공을 의미하는 동그라미를 하나 그려놓고서 명상에 빠지기도 한다. 다 비우고자 하는 열망이 결국에는 깨달음의 경지로 이끄는 것이다. 그것을 믿을 수 있다면 허무주의도 가능해진다.

이성적 존재는 이상을 필요로 한다. 놀이를 하려면 일단 선을 그어놓아야 한다. 초인이 되려면 일단 낙타의 정신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한다. 원리원칙을 세우고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 모든 종교의 이념은 그런 원리원칙을 반복적으로 이행하며 체험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놀이로 평생을 놀 수는 없다. 음식도 두세 번 연속해서 먹으면 맛이 없다. 아무리 좋은 고전이라도 한두 번 읽고 나면 매력이 떨어진다. 가끔은 다른 책도 읽어줘야 한다. 그때가 되었는데도 그 선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윽박지르면 그 선은 감옥이 되고 만다. 먹기 싫은 음식인데도 처먹어라 명령하면 그것은 생지옥이 된다. 선은 지울 수 있어야 하고, 맛난 음식은 찾아나서야 한다. 찾을 수 없으면 만들어내야 한다.

생각하는 존재는 생각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니체는 끊임없이 전쟁선포를 했지만, 그의 전쟁은 글로 하는 전쟁이었다. 그는 펜을 들고 춤을 추라고 가르치기도 했다. 우상을 앞에 두고서는 망치를 들고 작업에 임하는 자세를 요구한다. 우상은 이성의 산물이다. 이성적 존재는 늘 이상과 우상 사이에서 위험한 춤을 춘다. 때로는 이상을 바라보며 멋진 춤을 추기도 하고, 또 때로는 우상을 앞에 두고 힘든 춤을, 일종의 살풀이를 춰대기도 한다.

신은 죽었다. 끊임없이 반복하며 들려준 니체의 절실한 문장이다. 신의 죽음을 인식할 수 있는가? 인식의 다른 말은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깨어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깨어남은 잠든 이성을 전제한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태어난다라는 고야의 그림을 떠올려도 좋다. 신이 괴물이 될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신이라면 망치를 들고 가차 없이 깨야 할 일이다. 잠든 이성은 깨어나야 한다. 하나의 신에 얽매여 있는 정신은 자유를 얻어야 한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했지,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오해하지 말자. 저자 이동용은 끊임없이 이 말을 반복한다. 저자의 문체는 니체의 그것을 닮아 있다. 그도 끊임없이 반복하며 진리의 소리를 들려주고자 한다. 인생이라는 노래의 후렴구를 들려주는 듯도 하다. 이것만은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애원하는 듯도 하다.

이제 말을 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들 모두 니체의 언어로 춤을 춰보면 어떨까. 망치를 들고 춤이라도 춰보자. 칼춤처럼 위험도 하겠지만, 무아지경을 경험하게도 해줄 것이다.


저자소개

 

이동용

수필가이며 인문학자이다. 철학아카데미에서 니체 사상을 가르치고 있다. 강의 노트를 엮어 만든 책들로는 스스로 신이 되어라, 디오니소스의 귀환, 나는 너의 진리다, 춤추는 도덕, 사람이 아름답다, 사막의 축제, 망각교실, 니체와 함께 춤을이 있다. 특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강의할 즈음 철학적 명제를 문학적 비유로 담아낸 자전 수필집 내 안에 코끼리를 내놓기도 했다. 번역서로는 이 사람을 보라, 교실혁명등이 있다. 그는 늘 텍스트 분석철학을 고집한다. 그러면서 문학과 철학의 두물머리를 지향한다

 

 

 

목차

머리말 이상과 우상 사이 / 5

I. 상처라 불리는 힘의 꽃

1. 신들의 황혼우상의 황혼/ 15

2. 1888930/ 19

3. 꽃이라 불리는 영광스런 상처 / 24

4. 가짜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망치를 들고 질문하기 / 29

5. 잠언이라는 화살이 겨냥하는 것 / 33

6. 삶의 짐을 덜 수 있는 학문으로서의 심리학 / 37

7. 결국 인생은 혼자 싸워야 할 전쟁터다 / 41

II. 소크라테스와 병들어버린 이성

1. 고대와 소크라테스의 등장 / 49

2. 염세주의적 입장에 대한 생철학적 대답 / 54

3. 이성==행복이라는 소크라테스의 공식에 대한 의혹과 회의 / 58

4. 이집트주의적 사고방식과 개념에 대한 우상 숭배 / 64

5. 이성과 언어의 한계라 불리는 인간의 한계 / 70

III. 참된 세계와 꾸며낸 이야기

1. 이야기 속에 사는 재미 / 81

2. 약속하는 존재 / 87

3. 이성을 신앙으로 섬기는 관념론 / 92

4. 이성의 첫 하품, 실증주의의 닭 울음소리 / 97

5. 자유정신의 명랑성이 복귀하면 관념은 쓸모없어진다 / 100

6. 허무주의를 극복하고 나면 남는 것 / 105

IV. 자연에서 도덕으로 그리고 열정에서 정신으로

1. 인간의 한계와 문제로서의 도덕 / 113

2. 자기 자신 안에 스스로 척도를 세우기 / 118

3. 기독교에 대항하여 얻어낸 승리의 언어들 / 122

4. 본능에 저항하는 또 다른 본능 / 128

5. 삶의 가치라는 문제의식 / 132

6. 자기 모습을 그려놓고 이 사람을 보라라고 말하는 사람 / 137

V.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오류

1. 이성의 타락과 이성적 존재의 실수 / 143

2. 행복을 근거로 본능적으 또 생리적으로 형성되는 삶을 위한 정식 / 147

3. 현실과 무관하게 형성된 망상과 같은 조작된 내부 / 152

4. 상상을 초월하는 습관의 힘 / 156

5. 걱정하는 존재가 갈망하는 것 / 160

6. 신학자들이 말하는 자유의지의 덫 / 164

7. 개념으로서의 신과 책임을 거부하며 세상을 구원한다 / 167

VI. 개선하는 자들과 독일인

1. 도덕적 판단과 종교적 판단의 공통점 / 175

2. 가장 비인간적인 도덕의 예로서 마누 법전 / 180

3. 도덕과 비도덕 사이에서 / 186

4. 정신이 결여된 독일인과 독일 문화 / 190

5. 세 가지 과제: 보는 법, 생각하는 법, 말하고 쓰는 법 / 195

6. 수수께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 / 200

VII. 도덕과 예술 사이

1. 신앙에 맞서는 자유로운 정신 / 207

2. 심리학과 우연을 인정하는 도덕 / 212

3. 예술과 도취의 심리학 / 218

4. 사물을 변모시키는 예술의 힘 / 225

5. 예술의 원리로서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 / 231

VIII. 인간이 가장 아름답다

1.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둔 아름다움과 자기 숭배 / 239

2. 인간이 가장 아름답다 / 246

3. 기괴한 성자 쇼펜하우어 / 250

4. 두 번째 기괴한 성자 플라톤 / 254

5. 목적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을 위한 예술 / 259

6.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을 가지라는 데카당스 도덕 / 265

IX. 행복한 사람에겐 자유가 있다

1. 자유로운 인간은 전사다 / 273

2. 한계에 직면한 현대인과 현대성 / 277

3. 현대성이라는 본능의 자기모순 / 281

4. 아름다움은 축적된 노력의 결과물이다 / 284

5. 최초의 현대적 인간 루소와 현대적 이념 / 289

6. 니체가 존경했던 마지막 독일인 괴테 / 293

X. 망치가 필요한 니체의 취향

1. 좋은 옛것과 문체의 발견 / 305

2. 교회 속으로 들어간 플라톤의 문체 / 310

3. 병든 이상에 대한 치유로서 투키디데스와 마키아벨리 / 316

4. 고통은 똥이 아니라 삶을 위한 신성한 자극제 / 322

5. 숯과 다이아몬드의 대화 / 330

    

 

판권

도서명: 니체의 잔인한 망치와우상의 황혼

저자: 이동용

출판사명: 휴먼컬처아리랑

크기: 150mmX220mm

출간일: 131

가격: 19,800

페이지: 338

ISBN: 979-11-6537-020-6 부가기호 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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