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삼국지로 본 “코로나19 텐샨을 넘다”

ipecnews 기자

작성 2020.07.15 11:31 수정 2020.07.15 11:31

  

칼럼니스트 차정식  

전염병이 중앙아시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6월부터 코로나19는 중앙아시아의 삼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에서 이미 국가의 통제력을 넘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지역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714일 현재 공식적인 확진자는 카자흐스탄 6만 명, 우즈베키스탄 1.3만 명, 키르키즈스탄 1.1만 명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치사율이 높고 전염성이 강한 카자흐스탄발 폐렴까지 발생하여 대부분의 환자는 어느 병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앓고 있다. 폐렴도 코로나19도 증상이 비슷하여 같은 병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는데 아무튼 국가는 봉쇄 이외에는 달리 취할 어떠한 쿼런틴도 없지만 이것마저도 주민의 생계 때문에 소극적이다.

 

지금 키르키즈스탄 탈라스에서도 코로나19인지 폐렴인지도 모르는 이런 전염병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어서 그 증상을 주위에서 흔하게 듣고 있다.

목이 조금 아프고 미열은 나지만 그다지 아팠다는 느낌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냄새를 맡지 못하고 두통에 설사를 하면서 온몸의 힘이 빠진 채 한 열흘 정도 누웠다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런 비교적 가벼운 두 가지 유형이지만 학질에 걸린 것처럼 대낮에도 여름옷을 입어야하고 밤이면 고열로 땀을 흘리며 병상에서 20일 이상 고생하는 특이한 경우도 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다 약과이고 중증환자의 상태는 아주 심각하다.

숨길이 가빠지고 고열이 나면서 혼수상태에 빠지며 사경을 헤매다 저승사자를 만나고 거의 염라전 문턱까지 가기도 한다.

어느 환자의 실화인데 자신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도 못하고 어디론가 한참을 가다가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가 그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네가 여기 뭐하러 왔느냐? 여기는 네가 올 곳이 아니다, 빨리 돌아가거라!’하여 깨어나 눈을 떠니 이승이었다고 했다. 이슬람의 나라에서도 알라신보다 어머니를 먼저 만났다고 하니 이곳 사람들의 정서도 참으로 우리와 비슷한가 보다.

이 상태를 넘어서는 더 중증인 환자가 숨을 쉬지 못해서 고통스러워하다 사망했다는 소문을 많이 듣고 있다.

 

의료시설이 열악한 키르키즈스탄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다.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자가진단을 해도 병원도 없고 약도 없으니 자신의 몸은 어떻게든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한다.

아주 극소수 환자는 확진판정을 받아 병원에 갔으나 딱이나 병을 호전시키는 어떤 처방전도 없었으며 그저 가식적인 격리차원의 감금이어서 환자들이 매우 불편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코로나19내지 카자흐스탄 폐렴 같은 병에 걸려도 그저 해열제나 감기약 같은 것을 복용하거나 오로지 자신의 체력이 받쳐줄 때까지 힘으로 버티는 것이 고작이다.

 

키르키즈스탄의 공식적인 확진자 발표는 빙산의 일각이다.

지금도 탈라스주의 아파트의 나무 그늘 밑에는 항상 주민들이 삼삼오오 거리낌없이 모여 주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으며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뛰놀고 있는 실정을 보면 전염병의 확산은 짐작이 갈 것이다.

아예 집계에서 빠진 채 가정에서 투병하는 환자들이 사방에 늘려있어도 인구 40만의 탈라스주 공식적인 환자는 어쩌다 간혹 1명이 발생하니 확진자 발표란 것은 거의 무의미하다.

나라가 의도적으로 확진자를 숨기기보다는 1일 전국 확진자가 600~700명이나 발생하다 보니 자신들이 감당 할 수도 없는 환자를 애써 찾아내려고 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650만 명의 이 나라에 실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인구 100만이 사는 수도 비쉬켘 시민의 30~40%가 코로나19에 걸렸을 것이라는 말이 전혀 허언이 아닌 것이다.

또 하루 6,000~7,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일하는 탈라스 출신 30대 여성이 부모에게 몸이 아프다고 연락을 했다. 몹시 열이 나고 목이 아프며 냄새를 맡을 수 없어서 러시아 보건당국에 전화를 했더니 그냥 집에서 자가격리하여 외출을 삼가라는 말 이상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키르키즈스탄과 러시아의 이런 현실을 보면 세계적인 통계 수치는 말 안 해도 알만하다.

 

코로나19가 아무리 유행해도 나는 괜찮을 것이라는 요행심과 감기 정도로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를 가진 사람들의 정신적인 태만이 오늘날 전세계인 팬데믹을 가져왔다.

삼국지에는 이렇게 온 세상에 만연하는 것을 두고 자만광극(滋蔓廣極)이라는 말을 했다.

후한 말 환제가 죽고 영제가 천자의 자리에 오르면서 십상시의 횡포는 극에 달했다. 영제가 병들자 마침내 이들은 황1자 변()을 폐하고 황2자 협()을 태자로 세우려는 시도를 했다.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황1자 변()의 외삼촌 대장군 하진을 궁중으로 불러 후환을 끊으려고 했으나 사마 반은이라는 인물이 하진에게 기밀을 누설했다.

이에 하진이 대신들을 사저로 불러 환관들을 모두 주살하려고 의논하자 조조가 말렸다.

환관의 세력은 충제(冲帝) 질제(質帝) 때부터 일어나 조정에 자만광극(滋蔓廣極)하여 다 주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니 그저 옥리 한 명을 보내 환관들의 두목인 십상시(十常侍) 열 명만 체포하라고 권했다.

 

자만광극(滋蔓廣極) 많이 불어나서 넓게 퍼지다.

 

그러나 하진은 조조의 의견을 무시하고 어림군 5,000명을 궁중 안으로 진입시켰다. 궁으로 들어간 군사들이 환관들을 닥치는 대로 살해하자 당시 수염이 없어서 환관으로 오해받아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많았으며 어떤 사람은 급한 나머지 자신의 옷을 내려 환관이 아님을 입증한 뒤에야 죽음을 면했다고 한다.

이런 소란 후, 조정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고 천하에 대란이 일어나 마침내 후한이 망하게 된다.

 

조조가 전세계에 팬데믹한 코로나19를 보았다면 그는 단 한 명의 옥리를 보내 단 열 명의 십상시를 체포하는 것처럼 국외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단 한 곳의 루트만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이미 감염원 유입을 차단할 기회를 놓쳐 전염병이 자만광극(滋蔓廣極)한 나라들이 이제야 국민의 이동을 제한하며 경제활동을 봉쇄하고 있으니 바로 천하대란을 일으킨 무모한 하진의 어리석은 짓이나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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